차기전투기사업(F-X)을 비롯한 10조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각종 대형 무기도입사업이 대부분 내년으로 미뤄져 차기정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11월중 기종선정 계획이 잡혀있던 F-X와 대형공격헬기사업(AH-X), 그리고 정밀 타격이 가능한 재즘(JASSM·합동 공대지 장거리 미사일)급 장거리 순항미사일 등 각각 협상의 난항으로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3일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대부분 사업협상이 지지부진해 당초 목표로 삼았던 연내 확정이 어렵게 됐다"며 "내년 1월에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이 같은 배경에는 지난달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하부기구인 안보협력위(SCC) 회의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은 FMS(대외군사판매)에 대한 지위 격상과 재즘 미사일, 글로벌호크 정찰기 수출 허가 요청했으나 미국은 기존 미온적인 태도에서 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지난 2008년부터 미국의 재즘과 유럽의 타우러스를 유력 후보로 놓고 검토해오고 있으나 지금까지 재즘에 대한 수출 허가가 나오지 않아 5년째 사업을 미뤄오고 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도입결정시점이 대선과 맞물려 국방관련 이슈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며 "북한은 또다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우리군은 이 같은 위협에 대처할 신무기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차기전투기사업은 현재 3차협상(절충교역)과 4차협상(본협상)을 동시에 진행중에 있다. 차기전투기 사업에 입찰한 업체들은 본격 협상시점을 내년으로 보고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순정우 기자